기사 시험에 단골로 등장하는 도로 유형이 있다. 바로 ‘컬드색(Cul-de-sac)’. 일부에서는 ‘쿨데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우리말로 ‘막다른 길’, '골목길'이라 부를 수 있다.
'막다른 길'을 설계하는 이유는 자동차 통행을 제한하여 조용한 주거환경과 보행친화가로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평지가 많은 미국에서는 자연적으로 골목이 생기기 어려워 컬더색을 인공적으로 설계했지만, 산지가 많은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골목이 형성되었고, 도시를 고밀복합 개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러한 골목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두 나라의 도시구조가 지리적 조건의 반대방향으로 변화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롭다.
이처럼 한국에서 보기 힘든 컬드색이 만들어진 곳이 있다. 2012년 LH가 개발한 안양관양지구(현 동편마을)는 ‘Finger Village’ 컨셉으로 도시를 설계했다. 이는 주거단지를 손가락처럼 관악산 자락의 산림 속에 배치해 녹지축을 형성하여, 주거공간과 녹지공간이 만나는 면적을 넓히는 방식이다. 이러한 컨셉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컬드색 방식으로 조성된 단독주택단지이다.
안양의 컬더색은 미국과 유사하게 자동차 통행을 줄이고 조용한 주거지를 형성하는 목적을 가졌지만, 차이점도 있다. 미국은 넓은 마당을 활용해 개별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반면, 안양은 마당이 좁아 필로티 구조를 통해 주차 공간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도로변 주차가 늘어나 보행 환경이 다소 저해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바로 옆 아파트 단지가 보행 환경이 더 쾌적해 보였다.)
컬더색 특유의 언제 끝날지 모를듯한 선적 공간감, 외부인은 쉽게 들어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 막다른 골목에서 주민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분위기는 이곳만의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도시를 공부하다가 컬드색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안양 동편마을을 방문해보자. 유명한 카페 거리도 있어 식후경에도 적합하다.
위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659-29 (4호선 인덕원역에서 도보 20분)
2025.03.13.
안양 관양동에서
*이 글은 서울대 도시설계연구실에서 진행하는 '도시관측 챌린지 100' 활동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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